반응형
아빠가 운동권시절 탈춤을 췄다.
요즘 아빠가 60대에 접어들면서 은퇴를 시작했고, 다시 춤바람이 났다.
삼삼오오 그때 같이 췄던 춤패랑 모이더니
어느날 공연하나 보지 않겠냐고 했다.
탈춤공연! 좋다고 보겠다고했다.
내용은 박형규 목사님의 일대기라고.
박형규 목사님은 박정희, 전두환 정권 당시
교회 안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시고
지금도 그렇지만 종북, 국가내란죄로 잡혀가기도하고
자신이 목사로 지내던 교회마저 뺏기신 분이다.
그렇게 무려 6년을 자신의 교회에 들어가지 못하시고
거리에서 예배를 드렸다고 (수요집회가 생각났다).
어릴때는 그냥 아저씨들 이야기 같았는데
노동자의 신분으로 이 이야기를 보다보니 마음이 참 아팠다.
공연을 보고 난 기분이 참으로 오묘했다.
탈춤의 춤가락에서 굵직하고 엄중하면서 친숙한 몸선과 손짓을 느꼈고
(아빠 말로는 원래 2박자인데 3박자로 좀 느린 종류의 춤을 춘거라고)
극의 흐름에서 마치 어둠을 보내는 한 겨울 자정의 예배를 드리는 느낌이 들었고
또 남일이 아닌 나의 시대, 내 역사의 좌표가 살벌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 먹먹했다.
텍스트로 읽는 무미건조한 역사가 아니었다. 공연을 보러오신 분들 중에 아빠를 포함해서
제일교회에서 진압대에게 맞고 다친 사람들이 박형규 목사님을 추모하기위해 공연을 보러왔다.
다음에도 또 춤바람난 아조씨들의 탈춤을 보고싶다.
탈춤만의 매력이 있는듯.. =▽=
'문화 Cultu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큐> 팬데믹 베르가모의 비극 잊지 않기위해. (8) | 2023.02.24 |
---|---|
중세 좋아하는 사람 <키아라> 꼭 보세요 강추! ! ! ! (6) | 2023.02.19 |
선넘는 중세시대 라자냐 (2) | 2022.08.04 |
토마토는 잊어라! 찐 중세 이탈리아 요리는 어땠을까? (0) | 2022.08.03 |
[루쉰 읽기] 쿵이지孔乙己.. 우리가 세상을 등지는 과정 (0) | 2020.05.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