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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Le giornate

이태리 기차역에서 주의할 점. (19년 7월)

by Alessio 2019.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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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준씨입니다.

드디어 이태리 지역 기차(regionale)가 새 기차 모델을 보급했습니다. 정말 낡고 에어컨도 제대로 안나오는 그 똥기차가 새롭고 핫한 기차로 바뀌고 있다니! 

이태리 기차와 기차역은 똥입니다. 제가볼때는 인간이 지혜를 상실한다면 공공기관은 이런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거의 매일 타면서 느꼈던 이태리에서 지역 기차를 이용하실때 주의하실 점에 대해서 얘기해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똥기차일 경우 주의할점)

1. Trenit 앱을 깔아서 기차 시간을 확인하세요. 기차역에 나오는 안내 전광판과 비교하면서 정확히 얼마나 늦는지 보셔야합니다. 특히 날씨가 고약할때는 이태리 기차는 마치 감정을 가진 사람처럼, 쭉쭉 연착됩니다. 매번 어디가 고장나는 걸까요..

2. 기차가 몇번 정거장으로 들어오는지 확인하시고 절대 촉박하게 가지 마세요. 밀라노 중앙역의 경우 보안때문에 표검사를 미리 합니다. 이때 줄이 길면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요.
*밀라노 중앙역의 22,23,24번 정거장은 되게 멀리 있어서 무조건 10분 이상의 여유를 두고 정거장에 가기 시작해야해요.

3. 정거장에 도착했는데 기차가 없다면, 사람들의 움직임을 잘 살피세요. 가끔 안내방송으로 정거장이 바뀌었어요! 모두들 조심하세요! 이런 소리를 합니다. 이태리어로요. 아마 빠른 기차도 간혹 이런 변경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투덜거리며 죄다 정거장을 빠져나간다면 그건 인셉션이 아니라 정거장 변경 안내방송이 나온겁니다. 꼭꼭 주의하세요!

4. 열차가 떠나기전 직원이 호르라기를 붑니다. 기차의 출발 기준은 이 호르라기 소리에 달려있습니다. 만약에 친구들이랑 급하게 기차를 타러가는데 한 친구가 느렸다! 하면 그 친구를 버리시지마시고 열차 출발을 결정하는 이 호루라기 아저씨/아줌마를 찾으세요. 간절히 애원하면 몇분 기다려줍니다.

5. 지역열차 표는 4시간 동안 유효합니다. 즉 표를 사놓고 기차를 못 탔다면 다음기차를 그 표로 타시면 됩니다. 새로 사실 필요가 없어요. 다만 고속열차의 경우는 얘기가 달라요. 시간 다르다고 백유로 가까지 벌금을 물게 될 수도있습니다.
++ 지역열차이기때문에 어떤 지역까지 연결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가 주로 이용했던 Lombardia와 Emilia Romagna 지역 간 연결선은 해당됩니다. 

6. 가끔 20분 이상 연착될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이 열차를 기다려야하나? 다음걸 타야하나?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는데요, 이태리에서는 사람한테 물어보는 것이 제일 빠릅니다. 이 경우에는 영어로 힘 닿는데까지 기차 직원에게 정중하게 여러번 소통해서 답을 들어야 합니다. 이전에 거의 1시간이 연착된 적이 있었는데 처음 연착시간은 15분이었습니다.

7. Trenit을 보시면 이태리 교통 회사의 파업 현황이 실시간으로 고지 됩니다. 가끔 이런 일들에 대처를 해야하니 여행하실때 이 앱을 꼭 까시길 추천드립니다. 거의 한달에 한번은 파업을 해서 꽤 자주 있는 일입니다.

8. 소도시 기차역에서 주의하실 점입니다. 밀라노 중앙역과는 달리 한적하고 단순한 구조의 역이지만 이태리 고속열차인 freccia rossa 가 속도 그대로 지나갑니다. 만약 작고 아담한 정거장에서 노란색 경계선에서 4미터도 채 안되는 거리에 놓인 의자에 앉은 채 기차가 들어오는 안내방송을 못들으신분들은 폭탄 맞는듯한 소리를 경험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냥 쉭 지나가도 소리가 큰데 이 인성 풍부한 녀석들이 경적소리를 신나게 내며 비둘기에게 경고를 주며 지나가거든요.

우연히 찍은 화물기차 아저씨. 담배를 피고계십니다. 일상의 피곤과 아름다운 풍경..

​밀라노 북부-중부를 잇는 가장 중요한 지역 기차 (MILANO-BOLOGNA)


이층 구조에, 문도 큼지막하고 ㅠ 너무 기쁩니다. ​


기존의 기차는 이럽니다. 삐걱거리는 창문, 낡은 시트, 고장난 에어컨...심지어 저번에는 한번 기차 브레이크가 안 풀린채 달려서 기차 밑 쪽이 다 타버린 적도 있습니다. 그때 저 포함한 승객들이 다 타는 고무냄새를 맡으며 거의 삼십분을 달려야 했고 결국 운행중단. 이날 기차에는 사람들이 특히 많아서 모든 칸에 빽빽이 서있었는데 가스실이 따로 없었습니다.

나중에 경칠 소방관들이 출동했습니다(이런건 정말 빨리 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퇴근하다 다같이 역에 버려져 다음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지금은 복층구조라 사람도 더 많이 타고,(러시아워때 사람들이 서서 한시간 가고 그럼) 심지어 충전할 수 있는 코드와 USB 코드도 있습니다. 

 

새 기차가 생겼다고 연착이 없지는 않지만.. 많이 편하고 에어컨도 잘나오고.. 이게 어디에요! 이제는 기차를 기다리면서 새 기차를 탈 수 있다는 설렘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상 저의 일상 속 작은 변화와, 여러분과 공유하고싶은 이태리 기차 시스템 문제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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