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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Le giornate/토리네세 일기 Diario torinese

이태리 사람들하고 인사 나누는 건 즐거워

by Alessio 2024.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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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월요일
그 어떤 월요일보다 힘들었다…
그 어떤 주말보다 더 좋았기에 😭

아침 일찍 깨서 핸드폰하니까
뭔가 뒤숭숭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아침 먹을때는
잔잔한 피아노 노래와 재즈를 들으며
느릿느릿 눈을 깜빡였다
애인과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같이 아침을 먹었다. 아침에는 가족들과 통화를 하는데 시차때문에
파스타 면 익기마냥 너무 이른시간도,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도 안되는 한 10:30~11시라는 최적의 시간에 이야기를 나눈다.
그 시간이면 여동생도 퇴근하고 엄마 아빠도 집이다.

오늘은 뭘 그리 핸드폰에 빠져있나싶다

어제 이전에 잠시 일하던 곳에서
연말정산 서류를 요청해왔다.
귀찮아서 환급 안 받고 있었는데
이렇게 챙겨주니 하련다…는 마음으로
홈택스를 들어갔는데
간소화돼서 생각보다 쉬웠다.
다만 예전 핸드폰번호를 모든 인증수단으로 설정해놓고 일시정지를 해서 애 좀 먹었다.

학교 메일, 화상챗 프로그램도 연동해놓고

이거 두개하고 눈 빠질 것 같아서
동네 산책을 했다. 여기 보르가로는 어느 시간대에나 댕댕이가 엄청 돌아다닌다.
댕댕이와 산책의 마을이다.

아, 가는 길에 스테파노를 만났다
눈이 아파서 멍하니 눈을 풀고 걸어다니고 있는데 스테파노가 “챠오 알레시오!”하며 인사해줬다.
뭐를 손에 들고 있었는데
젤라또 먹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발소에서 일할때보다 훨씬 더
노랑노랑한 옷을 입고 있었다.
발걸음도 걱정이 없어보였다.

예상치못한 보르가로 살이
이후 첫 누군가와 개인적으로 나눈 인사였다.
애인이나 다른 사람을 통하지 않은 인사.

이곳에서 나에게 인사란
완전 다른 의미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인사는 내게 뭔가 더
“네가 외국인이지만 너를 인정하고 환영한다”를 내포하고 있는 표현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사는 따뜻함이다.
여름에도 느낄 수 있는 따뜻함.
우울한 날씨의 겨울에는
당뇨걱정 없는 달콤한 따뜻함이다.

아파트 주민 누구든 만나면
무조건 웃으면서 인사한다.
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쓰레기 버리러가서 누가 먼저 있으면
인사를 나눈다. 수다도 떤다.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언어를 이미 잘 하던 과거
내 이탈리아의 6년 동안
이런 마인드를 갖추기위해서
나 자신을 오랜시간 설득해야했다.

누군가 일기에 나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ㅇㅇ이는 완전 한남이다.
(….) 사회성이 전혀 없다”

지금도 이 친구가 말한 사회성은
내게 부족하다.
기르기위해 무단히 노력중이다.
그래도 요즘 작은 전환점을 맞이한 것 같다.


산책 후
김밥만드니까 시간이 다 갔다
참치마요는 진짜 노벨상 줘야한다.


마무리는 오늘 먹은 김밥으로!


제 소소한 일상이지만
이탈리아가 궁금하시다면
종종 들러주세요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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