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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Le giornate

이탈리아어 Cils C1 합격하기까지

by Alessio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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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현재 이탈리아어 Cils 시험에서 C1 레벨은 응시할 수 있는 곳이 얼마없다. 

코로나로인해 원래도 얼마 없던 이태리어 학원들의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태리어 시험은 주최측이 한국의 이태리어 학원이나 대학에 운영을 맡긴다.

구체적인 운영방침은 모르겠지만 학원은 재량에 따라 시험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 

이태리어 C1을 보려는 사람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작년부터 시험이 사라지고 있다. 

서울,경기권에서 볼 수 있는 곳이 두곳이었는데 둘 다 안본다그래서 부산까지 갔다.

나는 정보가 부족해서 부산외대까지 갔다. 아마 찾아보면 수도권에 있을지도 모른다.

Cils는 총 두 번 쳤다. 첫 번째 시험에서 듣기랑 쓰기를 낙제했다. 

첫 번째 시험은 서울에서 쳤다.

듣기는 오디오에서 하는 말을 다 이해했음에도 객관식 보기들이 말을 너무 애매하게 해서 끝까지 맞히지 못했다. 

쓰기는 자신만만하게 재미있게 썼는데도 점수가 낮았다. 

단 1점이 모자랐다... 

두 번째 시험을 치러 부산에 갔다. 

하루 2만원도 안되는 부산대 옆 낡은 고시원에서 하루를 묵었다. 

고시원 원룸 두개를 합쳐놓았음에도 작았던 그 방은 12월 겨울바람이 새어들어왔다. 

오랜만에 혼자 오롯이 보낸 시간이 편안했다. 

그렇게 개꿀잠을 자고 새벽같이 부산외대를 걸어갔다.

그러지 말았어야했다. 학교는 산에 있었고 난 운동이 너무 오랜만이었다. 

아침운동을 끝내고 시험을 쳤다. 교실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저번에 서울에서 나랑 같이 시험쳤던분이 나랑 같은 이유로 부산에 내려와서 만났다. 

나, 그분, 다른 분 총 3명이 C1 시험을 쳤다. 전국에 3명...

나는 어이가 없었다. 이태리어가 인기가 없긴 없구나...

하지만 이태리어는 매력이 있다. 파고들 구석이 끝도없이 있다. 항상 우리와 가까지 있어서 자주 접할 수 있다. 

암튼 그래서 시험은 어렵지 않았다. 듣기는 심지어 지문 하나가 통째로 지난번에 나온 문제였어서 쉽게 풀었다.

듣기는 느낌이 좋았다. 이번에는 헷갈리는 부분이 없었다. 

근데 자신있는 쓰기는 뭘 어떻게 써야 점수가 올라갈지 도저히 모르겠어서 평소랑 똑같이 썼다. 

다만 글자수가 초과되면 감점요소가 있지 않을까해서 최대한 글자수를 세어서 썼다. 

그렇게 한달반이 지나고 오늘 사이트에 들어가니 시험 결과가 나와있었다. 

듣기는 대성공, 쓰기는 턱걸이었다. 재능이 없다는건 이런걸까... 

이탈리아어는 2014년부터 배우기 시작했으니 10년이 되기전에 합격한 것이다. 

정확히 8년을 조금 넘겼을때 C1레벨에 닿았다.

언어란 이런걸까? 36살에 나는 어떤 언어를 배우고있을까?

그래도 어쨌든 합격했으니 됐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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