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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Le giornate/토리네세 일기 Diario torinese

<인연, Past Lives> 영화 후기

by Alessio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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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 영화관에서 애인과 <인연>을 봤다.

놀랍게도 인연, 전생같은건
이탈리아인들에게 굉장히 이질적인 개념이라고 한다.

영화에서는 어린시절의 큰 구멍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국인 남자
한국인으로 살던 어린시절을 버리고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이민자의 딸
둘이 이야기하는 인연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어디에서 너 자신을 찾았느냐고.

이민자, 한국인이라는 큰 틀의 주제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예전의 자기 자신을 가지고 있다.
다신 돌아오지 않는 과거또한
결국에는 지나간 인연이 아닐까?
필연적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인연.
유일한 재회는 다음 생애에.

하지만 과거의 그 인연은 존재했다.
아무리 나이가 들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더라도
그 과거에게 작별인사를 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누구나 아픔을 겪는다는 사실을
어떤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시적으로 들려주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그래서 현재의 인연은 그 존재자체만으로도
더없이 소중한 것이다.
이 순간 내 옆의 사람은
지나가버린 존재도 아니고
아직 오지 않은 존재도 아닌
지금 이 순간 내게 있는 존재다.
바로 이게
인생에서 대체될 수 없는 존재다.

그런데 흔히 우리는 그게
대체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인연이라고 깊게 믿었던 존재“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믿는다.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마음안의
구멍이 직든 크든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 글을 읽은 여러분도 나의 인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의 인연에게 이 영화를
강 추! 한다!

굳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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